하루종일 뭘한건지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왜 이렇게 시련만 찾아오는건지.. 이사에 대한 생각은 잠시 자포자기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집이 팔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이 집을 보러온 사람은 시어머니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온 아들부부가 있었다. 며느리로 보이는 여자는 어린아가를 아기띠로 안고 있었는데 집을 보러 온 사람은 그들뿐이었다. 그들은...
집주인 여자가 전화와서는 언제 이사 나갈꺼냐고 해서 집이 팔렸냐고 물어보니 집이 팔렸다고 했다. 이제 이사갈집 알아보겠다고 하니 상식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이상한 소리를 했다. 아니.. 먼저 이사가겠다고 내쪽에서 말해놓고 왜 아직 집도 안 알아봤냐고 되려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아니.. 살고 있는 집이 나가야 이사날짜에 맞춰 이사갈 집을 알아보는거지 무슨 소...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을때 처음에는 무작정 버리는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버릴물건들이 충분하게 있었고 그냥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갑자기 이사를 가게 되었다. 계약기간을 연장해서 더 살 생각이었는데.. 새로 이사온 동네에서는 운이 없는건지 이사하는 집마다 말썽이었다. 이 동네로 이사오기 전에는 전철역과 10분정도 걸으면 되는 번화가 아파트...
공장 입사전까지만해도 나의 미니멀라이프는 잘되고 있는것 같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니.. 그전에 2년남짓 요양병원에 계실때부터 나의 생활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냥 버틴다는 표현이 맞을까? 아이가 어려서 가끔 웃는 날도 있었지만 몇달만에 한번씩 엄마의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돌아오곤 했다. 병원에서 연락이 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졌다면서 마음의 준비...
우리 공장에서는 무선이어폰을 끼고 다니는 애들이 많았다. 무선이어폰으로 전화통화도 하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듣고 쉬는시간이 되면 아이가 있는 애들은 무선이어폰을 끼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돌아다녔다. 때로는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근무시간에는 핸드폰사용 금지라 쉬는시간에 카톡을 확인하고 개인적인 전화를 하며 각자 일을 보느냐고 바빴고 그러면서도 공장돌아가는 ...
평소 연명치료에 대한 나의 생각은 반대였다. 연명치료로 생명을 연장하는건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연명치료를 할것인지 말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당사자가 되고 보니 쉽게 결정을 내릴수가 없었다. 병원에서는 엄마를 살릴수 있는 그 어떤 방법도 없으니 집으로 모셔 가라고 했다. 집으로 모셔 가라고 하는 의미를 그때는 이해할수도 없었고 너무...
공장 입사전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엄마는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엄마는 내가 아주 어렸을적부터 일을 하셨다. 아는분 횟집에서 일을 아셨는데.. 그것이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직 어렸을때부터였다. 동생이 어려서 엄마일터로 동생을 데리고 가면 초등학교 방과후에 동생을 데리러 갔다. 북한강 강변에 자리하고 있...
사출공장에서 일한지도 벌써 1년이 되었다. 이렇게 오래 일할지 주변 사람들도 나도 예상 못했다. 같이 일하는 공장사람들도 내가 이렇게나 오래 버틸지 몰랐을거다. 하긴 처음 3개월동안은 나 스스로 엄청 힘든시간이었지만 공장생활이 처음이라 일의 강도를 크게 느꼈던거지 1년이 된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일의 강도는 지금보다 훨씬 덜했다. 지저분한 일들을 관리자...
입사하고 5개월남짓 되었을때 사람들이 하나둘 짤려 나갔다. 제조업체는 겨울에 비수기이기 때문에 일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사람을 줄이기 시작한다. 이런 일이 연례행사인걸 알았기 때문에 공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이 그렇게 텃새를 부린것 같다. 기계를 돌리는 사람의 경우 확실하게 돌릴줄 아는 기계가 있어야 살아 남을수 있다. 일이 줄여들면 그만큼 돌아가는...
같이 다닌던 공장을 그만둔 정양이 부쩍 연락을 한다. 그 애를 처음 알게 된건 입사하고 한참 지나고나서였다. 처음에는 입사동기들이 많아 그 친구들하고만 어울렸는데 하나 둘.. 그만두더니 한달이 되기도 전에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사람은 베트남사람 한명 조선족 한명을 제외하고는 다 사라졌다. 각자 자기나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나는 나대로 한국사람이랑 어울려야 했...
야간에 하는 일은 전에 3개월정도 한 적이 있었다. 택배송장을 입력하는 일이었는데 일은 할만하지만 낮밤이 바뀌어 생활하다 보니 몸도 매일 피곤하고 주변사람들 모두 낮에 일하고 밤에 쉬는데 나만 거꾸로 일하니 사람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단순하게 송장에 적힌대로 컴퓨터에 입력하면 되니 일을 하면 할수록 작업이 빨리 끝났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꿀알바도 없었던...
공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내가 지금 왜 여기서 일하고 있는지였다. 젊었을때는 공장에서 일한다는걸 생각도 못했다. 공장이라면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못배운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곳에서 일할 상상조차 안 해봤다. 20대때는 끊임없이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 더 열심히 공부했다면 좋은 대학에 가서 더 잘 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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